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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과막(果幕) 안에 뜬 달 2
날짜
05-07-27
등록자     똥씨레기 조회수 17421
작가 및
추천사이트
    리헌석 추천수 0
     
 

금강 지류인 유구천에서 투망으로 잡은 물고기를 싣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그곳을 지나쳤다. 좀 전에 듣던 웃음소리가 그때껏 귓가에 아련하여 잠간 멈춤과 동시에 맑은 노랫소리가 들렸다.

바닷가에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람 중에 만난 그 사람
저 하늘 끝까지 저 바다 끝까지
단둘이 가자던 파란 꿈은 사라지고
우우우우 우우우 바람이 불면,
행여나 그 님인가
살며시 돌아서면 쓸쓸한 파도소리

당시 자주 불리던 <바닷가의 추억>이라는 노래였다. 바닷가에서의 아무런 추억도 없었지만, 여름이면 흥얼흥얼 따라부르던 노래였다.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 한참이나 서서 듣다가 자전거를 올라탔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서 나는 계속 그 노래를 불렀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열 번은 부르지 않았는가 싶다. 노래 부르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 생각하니 이상스런 일이었다.

˝사과 깎아 드릴까요?˝
사과 함지와 과도를 들며 그녀는 상념의 맥을 끊었다. 조심조심 사과를 깎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던가 박물관에서 본 금동부처님의 손이 저렇게 가늘고 길었다. 그러나 그 손가락보다 훨씬 하얗고 고운 걸 어찌하랴. 부처님의 손은 약간 푸른빛을 띤 구리빛이었지 싶다. 과수원집 딸답게 한번도 끊어지지 않게 껍질을 깎아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나에게 건네는 손길이 약간 떨리는 것을 보며 또 한번 놀랐다.

씩 웃으며 말없이 받아 한 입 떼어냈다. 아, 이 상큼한 맛! 입안을 간지르는 과즙의 신선함을 음미하며 나는 금새 다 먹었다.

˝더 드릴까요?˝
˝아, 음.˝
단둘만의 이 과막에서 할 일이라고는 사과 깎아 먹는 일 말고 또 무엇이 있으랴 싶어 깎아 주는 대로 서너 개를 먹었다.

˝더 드릴까요?˝
˝아니, 이제.˝
처음 과막에 도착했을 때에는 존대말을 썼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후배들에게는 존대어를 써본 적이 없었으니 정말 난감한 입장이었다.

무료한 시간이 지났다. 밖에서는 비바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과막의 날개가 바람에 흔들렸고, 번갯불이 번쩍일 때마다 이어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라디오를 켰다. 우레 때문인지 라디오도 찌지직 잡음만을 냈다. 라디오를 껐다. 무거운 침묵이 과막만을 지켰다.

그때였다.
˝꽈 아 꽝!˝
벼락치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렸다. 과막이 쓰러질 듯 흔들리는 것을 느낄 찰나,
˝어머나!˝
외치는 소리와 함께 내 품에는 그녀가 안겨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내 어깨를 움켜쥐고 물에 빠진 사람처럼 매달렸다. 나 역시 너무나 놀라 넋빠진 사람처럼 그녀를 껴안았다. 번개불이 번쩍일 때마다 천둥 역시 계속되었고, 그 때마다 그녀는 깜짝 깜짝 놀라 더욱 세게 안았다. 그렇게 한참이 자났고, 그녀는 무서움에 움직일 줄을 몰랐다.

얼마 후 우레가 멎었을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떨어졌다. 서로가 민망하여 다른 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숨소리까지 들리는 고요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아직도 과막 밖에서는 바람이 윙윙거렸다.

그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달이 무척 밝지요?˝
나는 어리둥절했다. 저리도 비바람이 불어치는데 달이 어디 있으며, 과막의 날개도 열지 않은 채 어찌 달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아, 그렇구나. 무안하고 민망함을 풀어내기 위하여, 그냥 한다는 말이 그렇게 나왔구나!˝
앞 뒤 상황을 살필 사이도 없이 그녀도 모르게 나온 말이라고 직감하고 나도 말장단을 맞추었다.

˝그럼요, 오늘이 보름인데요.˝
말을 해놓고 나서 잘못됨을 깨달았을 그녀는 내가 말대답을 하자, 까르르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좀 전의 겁많던 모습이 아니라 무엇인가 재미있어 견딜 수 없는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

˝피, 달이 어딨어요? 밖엔 비가 오는데, 달이 어딨어요?˝
당혹스러웠다. 도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넘어진 아이 일으켜 주고 뺨을 맞는 격이 아닌가. 애잔하도록 야위어 우수를 자아내던 얼굴은 익살과 재미로 가득했다. 그토록 환한 얼굴을 보니, 뺨인들 못 맞으랴 싶었다. 당황한 내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웃다가 소리지르다가 손뼉 치다가 눈물마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나도 농담을 하고 싶었다.

˝웃는 얼굴, 하얗고 예쁜 그 얼굴이 보름달인데. 보름달보다 천 배 만 배 더 아름다운데.˝
˝어머, 그래요? 피, 누가 속아요?˝
˝사실인데. 가만, 다시 살펴보고.˝
그녀 가까이에서 얼굴을 살펴보는 척했다. 장난기가 가시지 않은 눈으로 자신의 얼굴을 살피는 나를 바라보았다. 눈동자를 옆으로, 위로, 아래로 나를 따라 돌렸다.

그런데, 이상했다. 장난기와 농담으로 한 말인데, 임기응변으로 둘러댄 말인데, 자세히 살펴볼수록 귀엽고 예쁘고 아름답지 아니한가. 귀여운 소녀의 익살스러움, 다 자란 처녀의 청순함, 성숙한 여인의 관능까지도 모두 갖추고 있지 아니한가?

아뿔사!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귀여운 볼에 입맞춤을 했다. 어허라! 그녀는 가만히 눈을 감지 않는가. 용기를 내어 산딸기처럼 앙징스런 그녀의 입술에 내 투박한 입술을 덮고 싶었다. 아! 나는 무지개 위에 솟아오른 종달새보다 더 기쁠 것이다. 그녀, 천사의 숨소리는 미풍처럼 감미로울 것이리라.

그때였다.
˝흠흠, 첫째야, 애비왔다.˝
서주사 어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은 소스라쳐 떨어졌다.

어찌어찌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였다. 바람은 훨씬 잠잠해졌고 안개비만이 고즈넉이 내리고 있었다. 어둔 발길이 무섭지 않았다. ˝파도 위에 물거품처럼 왔다가 사라져간 못 잊을 그대여˝ 수없이 흥얼거렸다.

* * *

어쩌다 지나치는 원두막이나 과막(果幕)을 지나치려면, 비바람 몰아치던 밤에 본 보름달이 떠오른다. 불현 듯 그 시절, 그 자리가 그리워지며, 늘어나는 새치가 안타깝다. 그리움은 그리움만으로 족할지나, 다시 볼 수 없음이 병일지라.


* 출처 : 문학사랑 - 리헌석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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