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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소매치기의 실소(失笑)
날짜
05-07-28
등록자     바람지기 조회수 17741
작가 및
추천사이트
    김영조 추천수 0
     
 

대학 시절엔 아르바이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학기 중에는 교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방학 때는 학교에서 안내하는 곳을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했다.
4학년 여름 방학 때였던가. 친구의 소개로 은행 모니터로 일하게 되었다. 당시 은행 모니터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아니어서 나에겐 참 다행스런 일이었다. 한 달간 은행의 각 지점을 고객의 입장에서 돌아보고 소감을 적어 내는 일이었는데, 적성에도 맞고 아르바이트 치곤 수입도 괜찮은 편이라서 돈이 궁하던 나에겐 그만한 행운이 없었다. 은행을 돌면서 가끔은 으스대고 싶어 모니터임을 노골적으로 행세하다가, 모니터 담당 직원에게 다 들키고 다닌다고 핀잔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모니터가 떴다 하면 직원들의 태도가 얼마나 친절하게 변하는지, 나는 은근히 그 쾌감을 맛보면서 인간의 솔직한 면과 약간은 비굴한 듯한 내면 심리를 동시에 접할 때도 있었다.
그 날은 토요일이라 시내에 있는 두 지점을 돌기로 했던 날이다. 은행 두 곳을 들러 모니터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웬일인지 오랫동안 버스가 오지 않아 애를 태우는데 한참 만에야 내가 타려는 시내버스가 왔다. 내 앞에서 서둘러 타는 두 청년들의 느낌이 순간적으로 소매치기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외모는 평범했으나 눈동자 굴리는 모습이 순간적으로 예사롭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생각 없이 버스를 탄 게 잘못이었다. 천천히 버스에 올라탔더니 내 앞에 탄 청년들이 갑자기 확 뒤돌아 내리는 게 아닌가. 내리면서 내 어깨를 탁 부딪히더니 내 발등을 힘껏 밟아버리고 내렸다. 순간 얼마나 아프든지, 험한 말이 입까지 나오려다 입 속에서 사라졌다. 차에서 떨어질 뻔하다가 겨우 몸을 가누어 안으로 들어가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 핸드백을 잡았다. 그런데 핸드백이 휑하니 열려 있는 게 아닌가. 울상이 되어 기사 아저씨한테 ˝내 지갑. 내 지갑이 없어 졌어요.˝ 했더니 아저씨는 아는 듯이 실실 웃으며 ˝하마 아까 내렸어요. 벌써 어디까지 갔을 텐데. 아까 탔다가 내린 놈일 거요.˝ 하며 별 대책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일이 예사로 있는 일인 듯 대수롭잖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갑에 돈이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으면 내 입장이 난처할 뻔했지만, 기사 아저씨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고도 눈감아 주는 듯한 무책임한 듯한 태도였기 때문이었다. 직감은 무시 못하는 모양이다. 순간 그 차에서 내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얼른 내려버렸다. 범인은 그 자리에 다시 한 번 와 본다는 말이 머리 속을 스쳤기 때문이다.
승강장 옆 커피 숍 들어가는 입구 쪽에 붙어 서서 분노의 표정을 짓고 탁 버티고 서 있었다. 잃어버린 지갑 속에는 돈 이 천 원과 동전 약간. 졸업사진. 내 얼굴이 친구들 중에서 제일 예쁘게 나온 사진 한 장. 그리고 주민등록증. 학생증 등이 들어 있었다. 소매치기에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물건들이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한 것들이었다. 돈 이 천 원이 그 당시엔 일주일 동안의 교통비여서 내 발이나 다름없었고, 신분증도 다시 만들려면 얼마나 번거로운지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었다.
아마 내가 두 군데의 은행을 거쳐왔으니 아마 은행에서부터 뒤를 밟은 듯했다. 은행에서 돈이나 제법 찾은 줄 알고 나를 지목했으리라. 내가 승차권 두 장으로 은행에 드나드는 아르바이트생인줄 그들이 어찌 알았으랴. 내 지갑을 가져가서 그들이 실망할 걸 생각하니, 나 또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화가 난 굳은 표정은 나타나기만 해 보라는 생각을 하며 계속 버티고 서 있었다.
30분 정도의 시간을 서 있는데 드디어 약간 본듯한 팔자 걸음을 걷는 괴상한 청년 두 명이 어기적거리며 차가 가는 쪽 방향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을 유심히 보았더니 분명 아까 내 발을 밟고 내린 그들임에 틀림없었다. 너희들이 소매치기인 줄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노려보았더니, 그들도 나를 쳐다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웃지 않을래야 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이상한 웃음을 흘리며 지나갔다. 한 참 지나가서도 제법 멀리 갈 때까지 뒤를 돌아 봐 가며 그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두 군데의 은행을 거쳐 나온 아가씨의 지갑에서 무슨 돈이 이 천 밖에 없느냐고 그들은 웃었으리라. 당장 그들에게 달려가 내 지갑을 내 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싶었지만 그러하지 못했다. 대신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었다. 은행에서 나온 아가씨의 지갑에 돈이 이 천 원밖에 없어 정말 미안하다고. 얼마나 기가 차고 실망했으면 그런 웃음을 웃느냐고.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그들을 확인하고 매서운 눈으로 쏘아 준 것뿐이었다. 그들의 웃음을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통쾌하기도 했고, 돈이 많은 사람이 지갑이 털렸으면 소매치기들이 얼마나 행복해 할까 생각하니 내 지갑이 털린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 억지 위로도 했다. 지갑이 털렸으니 승차권도 없어서 한 시간이나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며칠 후, 저녁을 먹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웬 낯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경찰서인데 혹시 소매치기 당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지갑 속에 얼마나 돈이 있었는지 묻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무섭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혹시 전화 한 사람들이 며칠 전에 본 그 소매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신분증엔 주소도 있으니 집 찾기엔 누워 떡 먹기가 아니겠는가. 참다가 도저히 무서워서 더 참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언니가 원주로 이사 가는 바람에 언니네 집 방 한 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시간은 자꾸 가고 밤은 깊어지고 그날 낮에 본 괴인상의 청년들을 머리 속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내가 첫인상에서 소매치기 같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의 눈빛이 무서운 인상들이었으니까.
할 수 없이 나한테 전화를 한 경찰서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내 신분을 말하고 혹시 여기로 전화 한 적 있느냐고 했더니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며칠 전에 지갑을 털렸는데 경찰서라면서 전화가 왔다고. 혹시 그 소매치기들이 경찰을 가장하고 전화하는 게 아닌가 해서 확인하는 거라고. 그랬더니 그 곳에서 전화 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누가 주운 지갑을 가져 왔는데 그곳에서 유력한 지문이 나와 범인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 지갑을 소매치기한 게 잘못이었다. 나 같이 어려운 고학생의 지갑을 턴다는 건 그들 스스로가 재수 나쁜 길로 접어들려고 작정한 것이리라. 나를 이렇게 슬프게 하고도 그들이 무사하다면 신을 원망했을 것이다.. 아마 신이 있다면 벌을 준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역시 신은 내 편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편안히 잠들기로 마음먹었다.
그 날 낮에 그들이 자나가며 흘리던 웃음이 생각나서 한동안 또 웃었다. 아마 그들도 경찰서 유치장에서 계속 실소를 터트리고 있으리라.


* 출처 : 문학사랑 - 김영조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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