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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과막(果幕) 안에 뜬 달 1
날짜
05-07-27
등록자     똥씨레기 조회수 4440
작가 및
추천사이트
    리헌석 추천수 0
     
 

바람이 일어 초가을 저녁 길은 스산하기까지 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구름으로 채워졌다. 무덤이 군데군데 늘어 있는 고갯길에서는 돌 구르는 소리에도 솜털이 일어나곤 했다.

늘 다니는 길이지만, 용못을 지나치려면 이무기가 큰 입을 벌리고 달려들 듯한 기분이 오싹 들었다. 가끔 가다 산에서 굴러 떨어지는 모래나 자갈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삵괭이가 장난치는 것이라고 했다. 때로는 ˝우우우˝ 짐승이 우는 소리도 들렸다. 여우나 늑대 울음소리로 알고 있었다.

어둔 길을 조심스레 손에 땀을 쥐며 걸었다. 산기슭을 돌아 둑길에 이르렀을 때에서야 가슴을 쓸어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둑길을 1km쯤 지나서야 과수원이 나타났고, 과막(果幕)에서는 불빛이 어른거렸다. 마을 어귀의 그 과막이 그때처럼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었을까.

때마침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집에까지는 아직도 시오리길, 나도 모르게 과수원길로 접어들었고, 뛰다시피 과막 밑으로 들어섰다. 다른 때 같으면, 어흠, 흠흠, 헛기침을 하며 사람을 경계했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머리 위에서는 조그맣게 틀어 놓은 라디오 소리만 들렸다.

˝아무도 없나?˝
밖에 나서서 살펴보려 했지만, 비바람에 과막의 날개를 모두 내린 뒤라 그럴 수가 없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막의 밑으로 다시 들어가려 할 때였다.

˝누구세요?˝
약간 겁먹은 듯한 목소리였다.

˝비가 와서 잠간 들렀습니다. 비좀 피하다가 가겠습니다.˝
대답하며 과막 밑으로 들어섰다. 바람은 윙윙 울어댔고, 사과나무 가지를 스치는 빗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다.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어 온몸으로 추위를 느꼈다. 한참 동안 기다리는데 라디오 소리가 끊어졌다. 그리고는 막의 문 쪽으로 움직이는 기척이 이어졌다. 문을 조금 올리는가 싶더니 고운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아, 저요. 대문동에 사는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오는 길에.˝
대문동은 대문안이라고도 불리는데 내가 자란 마을의 이름이다. 행정적으로는 대성리 2구인데, 살기좋고 평화스런 동네라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마을에서는 온갖 외침과 내환에도 희생작가 없었다니, 마을 이름에 값을 하는 터이기도 했다. 대대로 농사를 짓는 순박한 사람들의 보금자리인 셈이다.

˝대문안 누구세요?˝
이웃 마을이지만 이름만 대면 서로 아는 터였다. 집안의 대소사에 서로 돕는 처지였고, 어른들끼리는 한동네처럼 지냈다. 젊은이나 아이들도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으니, 모를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곳 사람들은 우리 마을을 지나 초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더욱 소상히 알 터였다.

˝대문동에 사는 이문갑입니다.˝
˝아, 구장님댁에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시면, 이 위로 올라오세요. 아버지께서 이웃 마을 잔치집에 가셔서 안 계시지만, 올라와서 비 피하고 가세요.˝
망설여졌다. 어쩐지 쑥스러울 것만 같고, 편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는 곰곰 생각해 보았다. 첫째일까? 둘째일까? 전에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얼굴은 둘 다 알고 있었다. 어버지께서는 과수원 주인 아저씨를 서주사라고 부르셨다. 어른들은 성씨 뒤에 주사라는 호칭을 항용 붙여서 불렀는데, 우리 집에도 가끔 오시던 분이다.

첫째 딸은 나보다 한 학년 아래였는데 살결이 하얀 소녀였다. 하얗다 못해 창백할 정도여서 아이들은 튀기라고 골려댔다. 짓궂은 아이들은 ˝야, 이 튀기야, 쏼라 쏼라 해봐!˝ 그러면서 머리꽁지를 잡고 흔들기도 했다. 그때마다 눈을 흘기며 모래나 돌을 던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얌전하고 다소곳하던 소녀였다.

둘째 딸은 한참 아래라서 뚜렷한 기억은 없지만, 언니와는 달리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다녔고, 남자애들과 싸움도 곧잘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로는 남자애들이 늘 도망 다니는 것 같았다.

˝올라오세요. 아버지께서 금방 오실 거예요.˝
˝아, 예.˝
대답을 하고서도 한참이나 머뭇거렸다. 바람은 더 세어지고, 빗줄기는 바람 따라 과막 밑에까지 흩뿌렸다.

˝올라오세요. 비 맞잖아요!˝
용기를 내어 사다리의 발판을 디디고 올랐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몸이 흔들렸다.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바람이 문을 거칠게 닫았다. 막 안에는 호롱불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구석에 이부자리가 개켜 있고, 사과 함지가 한쪽에 있었다.

˝춥지요? 가운데로 앉으세요.˝
˝아, 네.˝
그때서야 상대를 바라보았다. 얼굴이 하얗던 소녀, 첫째 딸이었다. 단정한 단발머리에 주홍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희미한 불빛에서도 그녀의 얼굴은 은백색의 고운 살결이었고, 나만큼 수줍은 태도였다. 어렸을 때의 야위고 늘씬한 소녀 모습 그대로였는데, 자세히 보니, 좀 더 야윈 것 같았다.

˝학교는 어떻게 하고?˝
˝휴학하고 쉬은 중이에요.˝
대답하며 내리뜨는 눈까풀에 작은 경련이 일었다. 파르라니 떨리는 눈꺼풀 때문인지 애련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녀는 집안이 넉넉한 편이라서 서울로 진학을 했고, 친척집에 기거한다는 말을 풍문에 들어 알고 있었다.

˝휴학이라니? 어디가?˝
˝그냥 몸이 안 좋아요.˝
감정 때문인지 더욱 애잔해 보이는 그녀의 옆 모습을 바라보며 지난해 여름 방학의 하루를 떠올렸다. 자전거를 타고 둑길을 지나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길에 그 과수원 옆을 지나쳤다. 사과나무와 배나무, 복숭아나무가 어우러져 한껏 푸르름을 토하는 과수원 과막에서는 웃음소리가 피어올랐다. 까르르 호호 깔깔 밝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공연히 신이 나서 자전거 패달에 힘을 주었다.



* 출처 : 문학사랑 - 리헌석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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