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시여 / 차영섭

오, 하늘이시여!
낮에는 해가 등불을 비추고
밤에는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이시여,

당신은 언제나 푸르시고 깨끗이 비우셨나이다
당신을 보는 순간엔 나도 님을 닮고 싶습니다
너무 크고 넓어서 無極而太極인지라
하늘과 땅, 온누리에 당신으로 가득하십니다

당신은 보이지 않아서 보이는 것에나
보이지 않는 것에나 두루 계시오며
생명의 근원이십니다 오, 하늘이시여!
생명을 주시고 가을 추수 같이 생명을 거둬들이시며
물레방아를, 풀무를 돌리 듯 돌리고 돌리십니다

지구를 팽이처럼 돌리면서
오른손엔 더운 것을, 왼손엔 차가운 것을 들고
서로 섞어가며 계절을 순환케 하십니다
生과 滅, 精氣로써 땅의 풍요를 생명의 연속을
영속하게 하십니다 오, 道여! 無爲여! 전지전능이시여!

나는 보았나이다 하늘의 모습을!
풀 줄기에서 흐르는 똑같은 물이
어느 줄기에선 빨간 꽃으로
어느 줄기에선 노란 꽃으로
어느 줄기에선 자주 꽃으로 나타나신 것을,

공기의 모습으로
물의 모습으로
빛의 모습으로
만물에 스며 스며 스며 드나드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