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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라디오 사연하나
날짜
11-11-14
등록자     xkp 조회수 15272
작가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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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듣다가 처음으로 써보네요.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해요.
저는 오늘 한국을 떠나요. 조금 먼곳에 편지와 물건을 전해주러가요.
근데 좋은소식과 좋은물건이면 참 좋을텐데.
그렇지 못하네요. 오늘 여러분에게 부탁하나만 할게요.
제가 울지않고 이편지를 이물건들을. 얼굴은 보지못했지만. 침착하게 그 어린소녀에게 잘 전달할수있게.
그리고 그 어린소녀가 너무 가슴아파 울지않게 기도해줄래요.
부탁합니다.


제가 그를 처음만난건 연탄봉사활동을 갔을때였어요.
1월말에 새해맞이해서 좋은일로 한해를 시작하자는 의미로 처음 봉사활동을 결심했죠.
지그재그로 서서 이 연탄의 무게만큼이나 따뜻함을 옮기고 있었어요.
검은 연탄재가 장갑에 묻어날 때.우의를 입고 하나하나 깨지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레 옮겼어요. 그렇게 하나 둘 백하나 백오십 이백 이백구십 삼백.. 연탄들을 옮겼죠.
그러다가 눈에 들어왔어요. 검은색이.. 연탄처럼 까만살색. 손바닥과 겉이 차이가 났어요.
고개를 들었죠. 검은피부의 남자였어요. 눈이 참 맑고 이가 하얀사람이였죠.
오래 바라보아서 그사람도 날 쳐다보았어요. 웃더라구요.
장갑을 하나 벗어서 그에게 건넸어요.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른 몇집도 들려서 연탄을 배달하고.
고맙다는 이웃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좋은 일 했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은 가벼웠어요.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해서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기요”
한 세 번 끝에 저는 돌아보았어요.
아까 그 사람이였어요. “기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순간 놀랐어요. 도대체 뭐가 기적이란거지? 이사람에게는 이주 노동자라서 아무도 장갑을 안주다가 내가 준게 기적이란걸까?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아본적이 없는걸까? 그래서 기적이란걸까? 아니면 아무도 그에게 말조차 걸어주지않았는데 내가 말을 걸어서? 그는 연이어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내 기적이라는 말처럼 그의 인생에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버스가 오고 떠날때까지 그는 “기적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어요.
그소리를 듣고 난 내내 부끄러운듯 달아올랐어요. 남에게 그런말을 들어도 되는 그런사람 자격이 되는가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일이 있고. 같은아파트에 가끔 이주 노동자들을 보면. 가슴을 졸이면서 지나갔는데. 이제는 그들을 바라보며 그사람을 떠올려요.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거 있죠.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어요. 학비를 벌어야했거든요. 어느날. 정신없이. 카운트에서 계산을 하는데 하얀이가 보였어요. “안녕하세요.기적입니다.” 그사람 이였어요. 엄청 놀랐어요. 하지만 빨리 계산을 했어요. 일을 다마치고 나오는데 그사람이 기다리고 있는거예요.
참 놀랐어요. 겁도 나고. 왜 자꾸 나보고 기적이라는거지...... 따지듯 돌아서서 물었어요
“왜요? 저 알아요? 왜자꾸 기적이라고 하는거예요.왜. 그리고 왜 따라오세요?”
그가 멋쓱은듯 주춤하며 말했어요. “안녕하세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당신의 작은 친절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제이름은 기적이예요. ”

비로소 저는 웃었어요. 뭐야 이사람하고.
차분하고 따뜻한 인상 무엇보다도 그의 미소는 순수해보였어요.
그는 그날이후 날 만나러 일부러 시간을 냈고 매일 빵을 샀어요.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그와 절대 만날수없을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애초에 그는 겉모습이 달랐으니까. 그래요 저도 겉은 아닌척하지만 속으로는 차별을 가지고 있던건지도 몰라요.
집에 가는길 그는 항상 데려다 주었어요.

간혹 시비를 거는 행인도 있었지만. 그는 웃었어요. 순수하게. 어느날 그가 입을 열었어요.


“알아요. 나 때문에 많이 불편하단걸. 그런데 당신을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계속보게되고 언젠가 한번은 날 봐주지않을까. 제가 당신에게 무슨말을 하고싶은지는 잘모르겠어요.어쩌면 타국에서 당신만은 제게 친절을 베풀어주어서 향수병이 나서 그런건지도 몰라요.
하지만 당신과 이야기하면 나는 마음이 편해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이런생각하는것도 무리이고 실례인걸 알지만. 나는 그러니까 말이죠. 이 답답함을 풀고싶어요. “


코끝이 빨게지고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제가 이번에는 입을 열었어요.

“예전에 선생님 좋은죽음을 맞이하세요. 이라는 책을 읽은적이 있어요. 그 책속내용에서 한 부족마을이있었어요.
그곳에 절벽이 하나 있었어요. 하루가 지나자 한사람이 그곳에 떨어져 죽었어요 이윽고 두사람 세사람 떨어져 죽기 시작했어요.
왜 그랬는지 아세요? 그부족마을에는 언어가 없었대요.그래서 어느날 느껴지는 이 기분. 슬픔과 외로움이라는것을 이단어를 표현할 말이 없어서 이걸 표현하는 방법이 이렇게 절벽위에 떨어지는 것밖에 없었데요. 무척 괴롭고 힘들었대요. 그랬겠죠......
내가 기적씨를 만나면. 그럴것만 같은데. 그거 사랑이잖아요. 맞죠? 나도알아요 정말 힘들것만 같은데. 그거 사랑이잖아요.“

그렇게... 울면서 울면서. 힘들걸 예상하고 그사람과 손을 처음 잡았습니다.

그는 알아갈수록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라는것을 느꼈어요.

어느날이였어요. 그가 점점 소식이 없기 시작했어요. 집으
로 전화를 해봐도 그는 받질 않았어요. 그러다가 한밤중에 그의 전화가 걸려왔어요.
“언수,미안해. 전화못해서 많이 기다렸어? 내 동료중에 다리를 다친녀석이 있는데. 사장님이 치료비를 안주셔서...치료비좀 구하고 녀석 간호좀 하느라.. 바쁘게 다녔어. 미안해... 그런데 조금 더 오래 걸릴것같아.
이번에 계약도 끝나가는데 사장님은 안보이고 우리는 다른 업체에 넘겨졌나봐. 지금 사장님의 큰형네 집 전화번호 알았으니까. 곧해결이 될거야.. 내가 월급받으면 언수 맛있는거 많이 사줄게. 조금만 더 기다려줄래..“

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 현실과 처지에.한탄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관을 하게되었습니다.
더 이상 까만 눈동자와 하얀이와 순수한 그의 미소를 만날 수 없습니다. 차갑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장례비와 그의 밀린 석달치 월급 총 269만원.

이게 뭐냐고. 나는 울었습니다. 통곡을 했습니다. 고용주인사람이 미웠습니다. 같은 한국인이지만. 정말 미웠습니다. 모릅니다. 전혀모를겁니다. 당신은 모를겁니다. 그가 아니니까요.
우리도 일자리 부족한데 남에 나라와서 내일자리를 막는다구요. 그래서 뭐요.
이사람도 살기위해 왔어요. 살기위해 저멀리 가족들도 남에 집에 양자로 맡기다시피 입에 풀칠한번하고자 한거예요. 줄줄이 있는 여동생. 결혼식에 예물하나는 자기손으로 마련해주고싶다고 여동생이 떳떳하게 시집살이 잘 할수있게 해주고 싶은 게 소원이라고 자신의 엄마 이제 볼수는없지만. 떳떳하고 열심히 사는 아들한번 되자고 열심히 일하러 온건데.

그가 뭘 잘못했다고. 왜 왜. 한동안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항상 간직하고있던 목걸이. 어릴적 엄마가 처음으로 사준 털모자. 부풀이 많이 났지만.그래도 엄마내음새 난다고 간직한 거.
너무 울고싶습니다.
그가 보고싶습니다.

더 이상의 기적은 없는것 같습니다.

제게 기적은 그하나뿐인것 같습니다. 제생애 그와 같은사람을 만난게 기적입니다.
지금은 앞으로 비행기를 타고 18시간 그리고 또다시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23시간에 걸쳐 멀리있는. 그가 꼭 다시 돌아가고싶다던. 매일밤 달을보며 눈물을 훔쳐내던 그의 고향에 있는. 그의 여동생을 만나러갑니다.

제가 무사히 그 작은소녀에게 잘 갈 수 있고 조금만 그녀가 슬퍼하길. 기도해주세요. 신청곡은 그가 좋아했던 곡이네요.“뜨거운 감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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