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신다는 이유로
<에동이>


어머니

당신이 살아계신다는 이유로

아무 때나
손을 잡을 수 있고
이야기 할 수 있고
포옹할 수 있고
맛있는 것 사드리고
좋은 옷 해드릴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 살고 계셔서
내일도 계실 줄 알았습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배우는 것이
자식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인데
어머니는 더 하셨지요.

나쁜 기억은 지우시고
좋은 기억만 생각나게 하는
자식의 마력 때문에

무람없는 아들을
늘 품으셨던
어머니

여름 장맛비가 노드리듯 창문을 두드리는 날 밤

하늘나라 쉼도 마다하시고
아들 꿈에 찾아오셔서

‘비오는 날 일수록 옷은 다려 입고 나가야 기분이 좋다!’ 하시며
바지 주름을 잡고 계셨습니다.

<2011년 7월 14일 새벽, 어머니 꿈을 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