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감 精感 / 차영섭

산에 가니,
산새들이 정겹게 웃고 있고
계곡물들도 다정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가만히 바라보던 나뭇잎들이
바람을 불러 모아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나무들이 내뿜은 기운이 싱그럽게 다가오고
바위들의 氣가 힘차게 몰려온다
흙을 밟는 발의 감촉이 부드럽게 느껴지고
나뭇잎 사이로 푸른 하늘, 흰 구름이 반갑다

산에 가면,
모든 게 다 잊어진다 세상사 어지러웠던 기억들이
없어지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마음이
해맑아진다. 바위 위에 앉아서 명상에 든다
눈에 보이는 것에 눈과 마음을 고정하고
생각을 집중한다. 온 산의 기운을 들이마시고
온 몸의 숨을 내쉰다.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씻어낸다

산을 오르는데 의미를 두지 아니하고
즐기는데 목적을 둔다
나무 줄기를 안아도 보고 바위를 쓰다듬어 보기도 한다
돌멩이 하나에도 정겨운 눈으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낸다
만물도 다 마음이 있다고 믿는 나에게
만물이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 옴을 느낀다
내가 사랑을 보내면서 내 안으로 사랑을 키운다
산에 가면 나를 즐겁게 해주는
수많은 사랑이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