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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시 - 사랑
 
제목   그대와 나 사이에는 악어가 산다
날짜
04-01-14
등록자     빠방 조회수 1784
  그대와 나 사이에는 악어가 산다  
    - 김해원
 

오늘도 악어가 어슬렁거려요. 마주 앉은 그대의 등줄기에도 내 양복 안주머니에도 악어가 어슬렁거려요. 그대의 시선과 내 시선이 미끈거리는 그 틈새 파라고무나무 하얀 꽃잎이 비릿하게 피고 있어요.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는 악어. 가끔씩은 모로 돌아눕는 악어. 동네 슈퍼마켓 계산대 위에도 사무실 퀘퀘한 공기 속에도, 백화점 세일 플래카드에도 <존재>와 <존재>의 벌어진 틈새 어디든지 악어가 어슬렁거려요. 그대와 나의 틈새에 늪이 고여요. 개구리밥이 둥둥 떠다니고, 나는 오늘도 쩍 벌린 악어의 입 속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다층> 200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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