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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홀림
날짜
03-06-19
등록자     - 조회수 7353
    - won
 

제 목 : 홀림
저 자 : 성석제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진정한 노름꾼은 남이 놀 때 같이 놀고 남이 칼을 갈면 같이 갈아준다.

세상에 리듬을 맞춘다.

이게 노는 것이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노름에도 도가 있고 드라마가 있다. 그게 현실적인 정치나 비즈니스의 그것보다 나을 수 있다.

요즘 정치가들, 사업가들, 마피아들 너무 놀 줄 모른다.

먹을 줄만 알고 쌀 줄은 모른다.

그래서 차곡차곡 모으면 많이 딸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죽는다.

숨이 막히고 뚱뚱해져서 추하게 죽는다.

- ˝꽃피우는 시간 : 노름하는 인간˝에서



티비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외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드라마는 나에게 역겨움과 불편함을 가져다 줄 뿐이다. 그러나 몇몇 작가들의 드라마에는 충성을 아끼지 않는데 그 중 김운경이란 작가는 내가 으뜸으로 쳐줄만 하다. 그의 작품들-서울뚝배기, 서울의 달 (이건 정말 최고였다.), 파랑새는 있다. 도둑의 딸 등등-은 일관되게 삼류인생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준다. 결코 성공적이라거나 전형적이랄 수 없는 인물들-분명히 그의 작품에도 주인공이란 건 있으나 잠시만 주의를 잃으면 이건 도대체 누가 주연이고 주연이며 엑스트라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을 통해서 세속적인 가치관이 일상에 천착될 때 얼마나 무의미한지 보여준다. 구질구질하지만 살아있는 여러 캐릭터를 통해 보여지는 여러가지 미시적 삶의 모습들은 웃음과 애정을 동시에 유발시키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게 만든다. 성석제의 짧은 소설들이 보여주는 모습도 김운경의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성석제의 글에는 요절복통할 상황설정, 기발한 상상력, 통쾌한 웃음, 예리한 풍자, 날렵한 입담이 그야말로 시퍼렇게 살아있다. 성석제의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 게 아마 제대하구 빈둥거리고 있을 무렵이었을 게다. 그즈음에 난 이른 바 대하 소설-지리산, 태백산맥, 아리랑, 장길산 등등-의 깊이에 경도되어 있을 무렵이라 짧은 소설에는 영 재미를 느끼지 못하구 있었는데 우연히 접하게 된 성석제의 소설에서 나-결국 내가 원하는-를 발견하고야 만 것이다. 난 진지하되 무겁지 않고 싶고, 가볍되 얄팍하지 않고 싶다. 물론 이런 게 말이 쉽지 결코 생활에서 구현되기란 녹록치 않은 거란 건 잘 안다. 성석제의 짧은 소설 속에서 그가 보여주는 경지는 어쩌면 나도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가벼움의 외피에 깊이를 가진다는 게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의 태도다. 이책의 몇몇 단편에서도 역시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인물이 아니다. 노름꾼, 제비, 알코올 중독자, 부동산 졸부 등의 비전형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그의 화려한 말빨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재담꾼으로서의 그의 이야기에 혹해서 읽다보면 어느새 그 주인공들의 삶의 한 단면을 통해 하나의 열린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진정성이 글 도처에 지뢰처럼 매장되어 있는 것이다.



책 속의 한 단편에서 그는 알코올 중독자의 입을 빌어 중독에 대해서 얘기한다.



˝술로 망하는 놈은 꼭 술이 아니라도 다른 걸로 망하게 되어있어. 노름 중독이 된 사람을 억지로 노름판에서 떼어놓으면 술이나 약물 중독으로 가기 쉬워. 중독이란 게 원래 그래. 어떤 것에 중독이 되는 사람은 다른 중독에도 약한 법이야.˝



왜 중독이 되도록 마시는 건지 죽을지도 모르는데, 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나같은 경우는 대물림이라 어쩔 수가 없지만 보통은 이렇게 얘기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술을 가까이하다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형이 있지. 또 사내답다는 말을 듣자고 술을 홀짝거리기 시작하다가, 아니면 술의 힘을 빌려 좌절감을 이겨보려다 중독자가 되기도 해. 어릴 때 계속 칭찬만 받고 자란 사람들이 중독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있어. 한두가지가 겹치기도 할 거야. 술이란 제가 지겨워질 때까지는 중독자를 마음대로 죽게 하지도 않는 놈이야. 내 의지대로 죽는 것도 힘든거요. 누가 어떤 외국영화 이야기를 하던데, 거기에 술로 자살하는 놈 이야기가 나온다더군........나는 그런 거 안믿어. 완전히 소설이고 영화라구. 술의 종. 로봇, 아니 신도가 돼있는데 어떻게 주인이신 신의 허락도 없이 주인을 이용해서 제맘대로 죽어. 인간에게는 최소한의 존엄이라는 게 있다고 하지. 안락사처럼 자기 의지대로 죽을 수 있는 권리 같은 거. 중독은 그 최소한의 권리를 박탈하는 거야. 자기 맘대로 죽고 자기권리로 살고 하면 그게 무슨 중독이냐구. 그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 현실에도 있다면 말이야. 그 사람은 그냥 보통 주정뱅이를 뻥튀기해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그 정도라면 아직 멀었어. 진짜 중독자에게는 술이 술이고 안주이자 마약이고 인생의 극치이며 일상생활이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 것일세.˝



알코올 중독에 대해서도 등급과 격을 통해 차이를 보여준다.



˝알코올 중독은 쓰러질 때까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들면 또다시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증세지. 중독자는 술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한 사람, 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 늘 술을 마셔야만 하는 사람이지. 여기에도 등급이 있고 격의 차이가 있어. 술 처먹어서 가정과 사회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걸 알코올 남용이라 하고, 술을 끊었을 때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금단 현상이 나타나서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는 알코올 의존이라고 한다네. 그게 등급이지. 격의 차이? 그거야 술에 취했을 때 곱게 미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지. 술을 마시면 일차로 대뇌가 해방이 되지. 얼굴이 붉어지고 밥맛이 생기는 단계를 서서히 지나면 과묵한 사람은 말이 많아지고 소심한 사람은 큰 소리를 치고 파멸에 이른 사람들은 절망을 잊어.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봐줄 만해. 더 마시면 소뇌가 해방돼. 비틀거리고 혀가 꼬이지. 제가 흔들거리면서 똑바로 서있는 남들보고 아쭈, 요게 피하네, 하는 사람들 봤겠지. 그 다음에도 더 마시면 중뇌의 해방을 맞게 돼. 체온이 떨어지고 혈압이 떨어진다네. 잠자기 십상이야. 그 다음에는 연수(延髓)의 해방. 해방은 좋은데 부작용으로 호흡곤란이 생기는가 봐. 알코올 혈중 농도가 0.5퍼센트 이상이 되면 절반은 죽는대. 그러면 영원한 해방을 맞겠지. 그 과정에서 아무나 잡고 시비를 걸고 아무데서나 오줌똥을 갈기고 깔아뭉겐 자리에 쓰러져 자고 집에 가서 마무라 패고 애들 때리고 가구 부수는 사람들이 있지. 그런 걸 저급이라 하네. 저 혼자 취하고 저 혼자 헛 걸 보고 저 혼자 미치면서 저를 뿌리까지 파괴해서 폐인 취급을 당하는 건 다소간 품격이 있는 거고.˝



품격있게, 리드미컬하게, 아름답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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