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을 나눠 주세요.
클릭~! 현재 페이지의 글을 친구에게 메일로 보내실 수 있습니다.
매일 업데이트 되는 추천 좋은글을 프린트해서 붙여보세요.
좋은글 예쁜 바탕아이콘 가져가세요 렉스테일러 바로가기
Joungul-좋은글  
 
Home | Sitemap
 
 
좋은글 검색하기
좋은글 검색 좋은글 상세검색  
훈화,훈화 모음
일화 일화
실화 실화
유머 유머
우화 우화
동화 동화
좋은글 추천메일보내기
좋은글 나누기
좋은글
좋은글이 청소년권장사이트에 선정되었습니다.
 
> 훈화 > 동화
 
훈화[동화] 훈화[동화]
 
제목   감나무 ( 윤수천 )
날짜
04-01-25
등록자     하늘 조회수 12628
     
 



감나무
윤 수 천

로켓 안테나가 수동이네 집 옥상에 세워진 것은 지난 봄입니다.
전에 세웠던 낡은 안테나가 내려진 대신, 로켓 모양의 은빛 안테나가 날갯죽지를 뽐내며 하늘 위로 불끈 솟아오른 것입니다.
˝야, 저건 로켓 안테나 아냐?˝
˝그래. 로켓 안테나다!˝
동네 아이들은 수동이네 집 옥상을 쳐다보며 부러운 눈빛을 보냈습니다.
그도 그럴 만했습니다. 로켓 안테나는 생김새부터가 여느 안테나와는 다른데다가 성능도 뛰어나서, 눈이 부실 만큼 밝고 환한 화면을 집안으로 끌어다 주었습니다.
로켓 안테나를 세운 뒤로 수동이네 집은 ´로켓 안테나집´으로 불렸습니다.
전엔 ´감나무집´으로 불렸던 수동이네 집입니다. 뒤뜰의 수문장처럼 서 있는 감나무는 품새도 의젓한 데다가, 가을이면 탐스런 감을 주렁주렁 매달아 준다고 해서 다들 감나무집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이 감나무는 전에 살던 집주인이 심어 놓고 간 감나무였습니다.
그리 넓어 보이지도 않는 뒤뜰에다 하필이면 감나무를 심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복덕방 할아버지를 따라 이 집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마음에 든다고 한 분은 수동이 할머니였습니다.
˝집이 썩 좋아 보이는구나. 앉음새도 남향인 데다가 구석구석이 꽤나 야무져 보인다. 저 뒤뜰의 감나무 좀 보려무나. 마치 옛날 고향집에 온 것 같지 않니?˝
수동이 할머니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머님, 이 집이 그렇게 마음에 드셔요?˝
수동이 아버지의 말에, 할머니는
˝들다 마다. 너희들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첫눈에 딱 들었다.˝
하시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머님 좋으실 대로 하시지요.˝
마침내 수동이 아버지는 그날 복덕방 할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집주인과 나란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고, 며칠 뒤에 이 집으로 이사를 한 것입니다.
˝얘들아, 이 감나무 좀 보아라. 글쎄, 옛날 우리 고향집 감나무와 어쩜 그렇게 생김새까지 꼭 닮았는지 모르겠구나.˝
수동이 할머니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뒤뜰의 감나무를 가리키며 고개를 끄덕이곤 하였습니다.
˝감나무집 할머니, 안녕하셔요?˝
동네 사람들은 수동이 할머니를 보면 꼭 감나무집 할머니라고 불렀습니다.
할머니만이 아니었습니다. 수동이 식구를 부를 땐 으레 ´감나무집´이란 말을 꼭 앞에다 붙여 가지고 불렀습니다.
그랬던 것이 로켓 안테나를 세운 뒤부터는 하루 아침에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감나무는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하늘의 흰 구름이 말했듯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르기도 하고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켓 안테나가 세워진 뒤로 수동이네 집 식구들은 왼종일 텔레비전 수상기 앞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텔레비전 소리가 꽝꽝 울려 대는 걸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았습니다.
수동이 할머니까지 뒤뜰의 감나무를 잠시 잊은 듯이 보였습니다. 아니 이젠 영영 잊어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왔습니다. 불볕 더위와 지리한 장마가 서로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번갈아 가며 찾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부터는 하늘이 갑자기 높아져 보이더니, 바람도 서늘하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찾아온 것입니다.
텔레비전 수상기는 그때까지도 여전히 수동이네 집 식구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진 않았지만, 뒤뜰의 감나무도 지난 해처럼 탐스런 감을 팔뚝마다 주렁주렁 매달았습니다.
그러나 감이 익으려면 아직 한참 있어야 했습니다. 아니, 올해엔 감이 제대로 익는다 해도, 수동이네 집 식구들이 기뻐하긴 애시당초 글렀습니다. 저렇게 다들 텔레비전에 폭 빠져 있으니 말입니다.
어느 날 아침 나절이었습니다.
운동 모자를 눌러 쓴 청년 둘이서 수동이네 집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저희끼리 수근거리고 있었습니다.
˝갈쿠리 형, 저 집으로 정하지요. 로켓 안테나를 세운 걸 보니 돈푼깨나 있어 보이잖아요.˝
흰 운동모를 눌러 쓴 청년이 검정 운동모를 쓴 청년에게 말하는 소리였습니다.
˝너도 이젠 제법 집 볼 줄 아는구나.˝
검정 운동모의 말에 흰 운동모를 쓴 청년은 겸연쩍은 듯 웃음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갈쿠리 형을 따라다닌 지 1년이 넘었는걸요.˝
˝벌써 그렇게 됐냐?˝
˝그러믄요. 이젠 척 보면 대강은 짐작이 가요. 요 며칠 동안 저 집을 쭈욱 지켜봤는데, 저 집은 텔레비전이다 하면 깜빡 죽는 집이에요. 게다가 오늘밤은 고맙게도 축구 중계가 있지 않아요?˝
˝그렇지. 오늘밤엔 축구 중계가 있지. 나도 지금 막 그걸 생각했었다. 네 말대로 오늘밤 장사는 저 집으로 정하자. 그런데 쪽제비야, 오늘밤 축구는 어느 나라하고 하는 거냐?˝
˝그건 알아서 뭐하시게요? 어차피 우리가 볼 것도 아닌데.˝
˝하긴 그렇구나. 그만 가자!˝
운동모를 쓴 두 청년은 그러고 나더니 어디론가 급히 떠났습니다.
이들 청년들이 다시 수동이네 집에 나타난 것은 그날 밤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수동이네 집 식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텔레비전 수상기 앞에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침 나절에 흰 운동모 청년이 한 말처럼 우리 나라 대표팀과 외국 프로팀과의 축구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잘한다. 잘해! 한 골 넣어라!˝
수동이 아버지가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휴, 저런!˝
수동이 어머니는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한숨만을 토했습니다.
˝그래 그래. 센터링! 슛! 슛!˝
수동이는 아예 뒤꿈치까지 들고 서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얘들아, 좀 조용히 해라. 이 늙은이는 보지도 못하겠다.˝
수동이 할머니는 정신이 없다는 듯 손을 휘젓고만 있었습니다.
그럴 만도 했습니다. 지금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벌어지고 있는 축구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진진했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선수가 자로 재듯 공을 주고 받으며 적진 깊숙이 뚫고 들어가 슛을 하는 장면이란 보기에도 시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선수가 슛한 공을 독수리가 먹이를 채가듯 몸을 날려 가지고 잡아 내는 상대편 문지기의 모습은, 그때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쏟게 만들곤 하였습니다.
수동이네 집 식구들이 축구 경기에 정신을 홀라당 빼앗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얘들아, 뒤뜰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지 않니?˝
수동이 할머니가 방안 식구들을 둘러보며 물었습니다.
˝탁!˝
뒤뜰 쪽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였습니다.
탁 하는 소리는 한 번 더 났습니다. 꼭 돌멩이가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뒤뜰엔 감나무밖에 더 있어요?˝
수동이 엄마가 말했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아이들이 돌멩이를 던질 리는 없고...... 거참 이상도 하구나.˝
수동이 할머니는 연실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신경 쓰실 거 없어요.˝
별 것을 다 가지고 걱정이라는 듯, 수동이 아버지는 텔레비전 소리를 더 크게 올렸습니다.
˝탁!˝
그때 뒤뜰 쪽에서 또 한 번 탁!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내가 좀 나가 봐야겠다. 대체 뭐가 떨어지는 소리야?˝
마침내 수동이 할머니가 일어섰습니다.
방문 여는 소리에 이어 후닥닥 발자국 소리가 난 것은 그때였습니다.
˝도둑이야!˝
수동이 할머니가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도둑이란 소리에, 텔레비전을 보던 다른 식구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루로 뛰어나갔습니다.
건넌방 문이 활짝 열려 있었지만 물건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구나. 도둑이 든 것도 모르고 텔레비전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
수동이 아버지가 놀란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때 뒤뜰 쪽에서
˝얘들아, 이리 좀 와 보거라! 원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나!˝
수동이 할머니의 놀란 음성이 들렸습니다.
수동이네 집 식구들이 뒤뜰로 갔을 때, 그곳에는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익어서 떨어지려면 아직도 까마득한 풋감들이 열 개도 넘게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어디 있니! 아 글쎄, 이 감나무가 도둑이 든 것을 알려 주려고 익지도 않은 제 열매들을 저렇게 떨어뜨렸구나.˝
수동이 할머니는 두 손을 꼬옥 모은 채 감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수동이 할머니의 시선을 따라 다른 식구들도 모두 감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


 

 

 
 
번호 제 목 작 가 조회수
396     꼬르륵 꼴꼴꼴꼴 ( 임정진 )   김재원   17705
395     호랑이를 위한 재판 ( 임정진 )   김재원   13923
394     다리미야 세상을 주름 잡아라 ( 임정진 )   김재원   17367
393     그 터 (정영길)   김재원   15976
392     감나무 ( 윤수천 )   김재원   12629
391     용감한 열 형제   이야기나라   6778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바로가기 /46 페이지


훈화[동화] 목록으로
 
 
 
Copyright ⓒ 2003 Joungul.co.kr All Rights Reserved.